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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_건축가 심희준, 박수정, 망우동 화이트큐브로 협소주택 및 단독주택에 대안 제시

archiworkshop 2016. 4. 15. 09:33


매일경제 


http://news.mk.co.kr/newsRead.php?no=273107&year=2016

건축가 심희준&박수정, ‘망우동 화이트큐브’로 협소주택 및 단독주택에 대안 제시

지난 2월 관악구와 도봉구 등 서울시내 7개 구역이 재개발 해제 지역으로 선정됐다. 지난 2002년 서울지역 뉴타운으로 지정된 총 35개 지구, 262개 구역 중 24개 지구, 65개 구역이 뉴타운 지정 해제로 풀려나게 된 것이다.

이로써 이들 지역은 택지 정리 후 아파트를 신축하는 기존의 획일적인 재개발 방식에서 탈피할 수 있게 됐지만 뉴타운 지정으로 억눌려왔던 개발욕구가 지정 해제와 함께 일시에 분출되면서 빌라, 원룸 등의 건축 난립으로 인한 난개발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더군다나 이 달부터는 뉴타운 등 정비구역 직권해제가 가능해지면서 무분별한 건물 신축 및 개발로 해당 지역이 더욱 몸살을 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같은 난개발의 가장 큰 원인은 소위 ‘집장사’라 불리는 일부 건축업자들에 의해 지어지고 있는 수많은 빌라에 있다. 이들에 의해 무분별하게 신축되고 있는 빌라의 절대 다수가 오로지 수익만을 목적으로 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건축물은 협소주택 혹은 다가구 형태의 단독주택인 경우가 대다수로 실 거주자에 대한 배려와 고민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건물 간 협소한 거리에 불법 증축돼 주차 및 교통난 등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주변 경관을 해치는데 역시 일조하고 있다.

이에 건축공방의 심희준, 박수정 공동대표가 설계한 ‘망우동 화이트큐브’는 국내의 이러한 건축 문화에 대한 인식 전환의 필요성을 환기하며, 단독주택 및 협소주택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두 건축가가 설계부터 시공까지 전 과정에 참여한 ‘망우동 화이트큐브’는 서울의 가장 동쪽, 망우산이 보이는 동네에 위치한 소형단독주택(다가구주택) 건축물이다. 가정집에 불과한 ‘망우동 화이트큐브’가 현 건축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은 기왕 지을 거 재량을 갖춘 사람에게 제대로 일임하자는 건축주의 결심 덕분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한 차례 재개발 바람이 지나간 뒤, 수익을 목적으로 일부 건축업자에게 건축을 의뢰했다가 불법건축물로 판정돼 사용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는 주변의 사례도 한 몫 했다.

이렇게 시작된 망우동 화이트큐브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따뜻한 집’을 원하는 건축주의 의견을 반영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으면서 세대가 어우러져 살 수 있는 집, ‘건축비 충당’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를 반영해 임대세대도 함께 구성할 수 있는 다가구주택으로 탄생했다.

건축가의 고민을 통해 건축주가 제시한 불편을 해소하고, 여러 가지 제약 속에서 단점을 최소화하되 주어진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실용적이면서 보기 좋은 집을 만든 것이다.

이와 함께 형태적으로, 색체적으로 가장 기본에 해당하는 ‘정육면체’와 ‘흰색’을 선택해 기능과 미학을 조화롭게 구현하는 한편, 무분별한 난개발로 ‘집’이 지닌 고유의 특성을 잃어가고 있는 건물 사이에 ‘기본’에 가장 충실한 집을 지어 올렸다.

이와 같은 사례에도 불구하고 ‘건축가의 설계와 시공은 비싸다’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일부 건축업자들이 주도하는 재개발, 재건축 등쌀에 떠밀려 ‘망우동 화이트큐브’와 같은 ‘건축가가 제대로 지은 건물’이 설 자리는 희박한 것이 우리나라 건축 시장의 현실이다.

하지만 재개발 지역의 협소주택이나 단독주택에 대한 전문 건축가의 설계와 시공은 처음부터 제대로 된 설계를 바탕으로 정확한 예산을 고지해 오히려 합리적인 비용에 집을 지을 수 있다.

최소비용을 먼저 제시하고 건축과정에서 금액을 증액하는 일부 건축업자와 달리 본인의 이름을 걸고 ‘장인정신’에 바탕해 짓는 건물인 만큼 이윤만을 목적으로 하는 건축과는 다른 수준의 건축물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건축공방의 심희준, 박수정 공동대표는 “땅콩주택이나 완두콩주택 등 건축에 대한 인식과 문화가 왜곡된 우리나라 주택시장에 건전하고 제대로 된 새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저희를 비롯한 많은 젊은 건축가들이 노력하고 있다”며, “신축 이후 거주하는 기간 동안의 삶의 질을 생각하면 오히려 건축가가 제대로 설계한 건물이 이득이 될 수 있으며, 멀리 보면 잘 지어진 건물이 더 높은 임대 수익으로 이어져 현실적인 목적에도 부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우리나라 건축문화에 대한 인식 전환을 제기하는 심희준, 박수정 건축가의 ‘망우동 화이트큐브’는 오는 5월 28일부터 진행되는 ‘제15회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 참가한다. ‘전선에서 알리다’라는 건축전의 총 주제 아래 ‘용적률 게임’을 테마로 한 한국관 전시에서 ‘화이트큐브’의 대형 모형과 도면을 선보일 예정이다.

글 손정아 기자